📬 오늘의 리뷰레터
-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인터뷰] 영화의전당 - 이승진 영화예술본부장
- [개봉작 리뷰] <수학영재 형주>(10월 15일 개봉)
- [개봉작 리뷰] <양양>(10월 22일 개봉)
- [온라인 상영관] 라이브러리 큐레이션 #16. 돌아갈 자리 / 가치봄영화제 온라인 특별상영
|
|
|
[인터뷰] 영화의전당 이승진 영화예술본부장 "두레라움*을 몸소 실천하는 극장"
* 함께 모여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를 뜻하는 순우리말 |
|
|
글/정리_이준혁 | 사진_인디그라운드
웅장한 외관에 압도되다가도 고전 영화와 국내외 예술영화, 그리고 독립영화까지 깊고 넓은 영화의 바다에 흠뻑 젖어 들 수 있는 곳. 영화의전당이 올해 13주년을 맞이했고 한국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플러스가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영화의전당의 이승진 영화예술본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
|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영화의전당에서 영화예술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승진입니다. 현재 영화의전당 '영화본부' 업무들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영화의전당에서는 개관기념영화제를 준비하면서 합류했고, 이후 영화기획팀, 시네마테크팀, 영화창의도시팀장을 거쳐 2021년부터 현재까지 영화예술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5. 극장의 존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요즘, 극장이 계속해서 관객들의 곁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극장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 중에 하나는 함께 무언가를 봤다는 기억인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모여 같은 스크린을 바라보고 옆 사람과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것. 그 공간에 얽혀있는 특별한 기억들은 모두 하나씩 다 가지고 있잖아요. 맛있었던 음식을 떠올리면 그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그때의 특별했던 어떤 기억들이 함께 하는 것 같아요. 문화공간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특히 영화는 더욱이요. 그러한 집단 체험이 분명히 존재했었고 그게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다른 분들에게 그런 기억들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큽니다. 이러한 체험과 기억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자체로도 너무나 값진 문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극장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절대 사라질 수가 없는 공간이거든요.
Q8. 2026년에 인디플러스가 10주년을 맞이합니다. 이에 대한 짧은 소감과 더불어 계획하고 있는 행사나 프로그램이 있으시다면 공유해주세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10년을 버텨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공간이 존재하는 한 계속 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10주년을 맞아 부산독립영화협회와 함께 논의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영화의전당의 영화창의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부산독립영화의 역사를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어떤 영화들이 부산에서 나왔고 부산에서 나온 영화들이 경향들은 어떠한지 부산 영화들의 흐름을 기록하고 살펴보는 거죠.
|
|
|
우리 각자의 오답 노트 <수학영재 형주>
최창환 | 2025 | 극영화 | 118분 3초 | Color | 12세이상 관람가 | 2025.10.15 개봉
‘오류’는 라틴어 ‘errare(방황하다)’ 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제 위치를 벗어난 상태’를 뜻한다. 수학영재로 불리는 열 여섯 남학생 형주(정다민)가 이 오류에 빠진다. ‘나는 수학을 믿는다. 교과서 뿐만이 아니라 온 우주는 수학으로 설명된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하던 그는 제 위치를 벗어난 방황을 시작한다. 형주의 인생이 그에게 답을 물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 답을 풀이하러 형주는 직접 나서야 한다.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과정은 알 수 있기에 형주는 자신의 세상 밖으로 나선다. 최창환 감독의 장편 <수학영재 형주>는 내가 사는 세상 밖으로 향하는 한 소년 형주의 이야기다.
답을 구하는 지난한 과정 속에서도 명확하게 제시되는 정답이 있기에 수학은 매력적인 학문이라고들 한다. 수많은 의심을 거쳐 명징하게 드러나는 사실 앞으로 다가서는 과정을 즐기는 이들은 그 ‘오류 없음’의 세계를 믿는다. 믿는다는 것은 결국 안심하게 된다는 이야기, 형주는 수학 속에서 안심하는 이다. 그가 수학영재가 될 수 밖에 없었을 이유가 하나 있다. 그의 유전병 때문이다. 유전병인 신장질환으로 엄마를 잃은 형주는 자신에게도 다낭성 신부전이 발병하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무려 50%인 유전병이며 발병이 확인되면 형주는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형주는 그 불안한 확률 속에 놓인 채로 태어나 성장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형주는 미지수였던 죽음의 실체와 절절하게 맞닥뜨린다. 열 여섯 형주의 인생에서 엄마라는 거대한 존재가 떠난 것은 그의 일상을 공허하고 쓸쓸하게 만들지만 눈 앞에 놓인 숙제는 자신의 미래 또한 걱정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삶의 확률을 위해 신장 공여자를 확보해 두어야 하는 것. 형주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아버지(곽민규)와의 친자 검사를 의뢰한다. 그런데 어머니와는 달리 외모든, 성격이든 자신과 닮은 데 하나 없어 아버지라는 호칭 대신 ‘민규 씨’라고 불러왔던 그가 자신의 친부가 아님이 수치적으로 증명된 결과를 받게 된다. 형주가 민규 씨의 친자일 확률은 0.1%미만, 이제 형주가 내내 해왔던 의심은 확신이 된다. 수학적으로 증명된 결과이기에 형주는 그것을 믿지만 그렇다고 도무지 안심할 수가 없다. 이제 형주는 친부를 찾아야 한다. 앞으로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 전문 보기
글_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
|
|
<양양>: 이름을 새기는 카메라
양주연 | 2024 | 다큐멘터리 | 78분 16초 | Color | 12세이상 관람가 | 2025.10.22 개봉
어떤 딸들은 아버지를 카메라 앞으로 데려간다. 이제 딸에게 카메라는 새로 익힌 언어이자 가장 자기다운 목소리이기에, 렌즈를 통해 아버지를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기록 행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아버지와 딸이 공유한다고 믿어 온 세계, 그들이 속한 역사와 가부장적 질서를 의심하는 일이다. 딸은 고요히 렌즈 너머를 응시하다가 돌덩이 같은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떨리는 손으로 아버지에게 두툼한 편지봉투를 내민다. 양주연 감독의 장편 데뷔작 <양양>에도 그러한 대화를 간청하는 몸짓이 깃들어 있다. 어느 겨울밤, 술에 취해 전화를 건 아버지는 난데없이 죽은 누나 이야기를 꺼낸다. 이전까지는 존재조차 몰랐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모 양지영. 오랫동안 가족 사이에서 삭제되다시피 한 존재를 발견하며 의문에 휩싸인 감독은, 결국 그녀의 이름이 왜 사라졌는지 묻고자 카메라를 든다.
'없는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 <양양>은 기억의 복원극이자 추적극이다. 감독은 오래된 사진과 편지, 증언을 모아 고모의 흔적을 좇는다. 대학 동창과 옛 친구를 찾아가 조각난 말을 이어 붙이고, 계절마다 아버지를 카메라 앞에 앉힌다. 아버지는 고모의 삶과 죽음에 관해 들려줄 수 있는 증인이지만, 카메라 앞에서 몸과 마음의 불편함을 좀처럼 감추지 못한다. 그는 마치 벌받는 사람처럼 인터뷰를 서둘러 해치우겠노라 하고,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말끝을 흐리기 일쑤다. 고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시선을 피하고 어깨는 움츠러든다. 그렇다고 카메라 건너편에 마주 앉은 딸이 벌을 주는 입장인 것도 아니다. 감독 또한 편안하지 못한 얼굴로 미간을 움찔하면서도 내내 말을 삼킨다. 그렇게 한숨을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만 몇 차례 반복했을 무렵, 고모 양지영을 집안에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했던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오랜 금기를 두드리는 일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종종 잔인하다. 다만, <양양>은 은폐된 진실을 폭로하거나 고발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영화는 가족 내부의 침묵을 해체하고 사적 기억을 공적 발화로 바꾸려는 시도에 가깝다. 부녀는 벌을 주고받는 관계로 귀결되지 않으며, 그들의 대화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세대·성별·역할·경험 등의 간극을 넘어 이해에 가닿으려는 과정으로 기록된다. 고모의 유품이 온전히 보존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아버지는 체념하는 투로 답한다. "다 없애버릴라고 그랬지. 보면 생각나니까." 그 말은 상실을 회피하며 버텼던 가족의 지난 시간을 짐작하게 한다. 물건을 버리고, 이야기를 금하고, 가능하면 생각하지 않는 것. 떠난 이를 추억하고 기리는 모든 행위를 금지당하자 기억은 거기서 멈춘다.
>> 전문 보기
글_차한비 (리버스 기자)
|
|
|
<건전지 엄마>
전승배 | 2023 | 애니메이션 | 8분 40초 | Color | 전체관람가 |
|
|
한 어린이집. 건전지 엄마는 오늘도 열심이다. 아이들의 일상을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엄마. 겨울이 드리운 어느 날,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아이들 낮잠을 재운 채 가득히 쌓인 눈을 치우기에 바쁘다. 마찬가지로 잠시 휴식을 즐기던 건전지 엄마. 모두가 방심한 새 크리스마스 전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아이들이 위험에 빠진다. 알아챈 건전지 엄마는 자신의 몸을 날려 화재경보기를 울리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모성을 부여해 하나의 인격체 된 건전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과 안온한 하루를 선사하는 가족에 대해 깊은 사유를 이끈다. 동시에 비눗방울 건, 카메라 등을 가동하는 존재, 하루를 완전하게 만드는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들의 모습을 깊숙이 바라보게 하는 동력을 제공한다. 건전지 엄마는 임무를 완수한 후 따뜻한 보금자리에 돌아와 자식 건전지에게 환영받는다. 혼란스러운 일상에서도 평온한 오늘로 돌아오는 소중함. 우리의 안위를 보듬어줄 누군가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글_김예송 (관객기자단 인디즈) |
|
|
[온라인 상영관]
가치봄영화제
온라인 특별상영
✔️기간 : 10월 24일(금)~10월 29일(수)
✔️상영작: <봄의 언어> <모범상> <새이와 도하> <나의 자립 일지> <부러지고 싶은 마음> <탁란> <원더> 등, 총 20편
💛모든 상영작은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 서비스인 '가치봄 버전'으로 제공되며, 일부 작품에는 '수어 버전'이 함께 제공됩니다.
|
|
|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쟁 장애인 영화제인 제26회 가치봄영화제(주최:영화진흥위원회, 주관:한국농아인협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뜨거웠던 감동과 여운을 인디그라운드 온라인 상영관에서 만나보세요. 가치봄영화제의 주요 수상작과 프로그래머 추천작이 인디그라운드 온라인 상영관에서 '가치봄 버전'(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상영됩니다. 다양한 시선이 담긴 이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이 '그곳에 있었음'을 기억하고, '여기에 함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보이지 않는 연대감과 사랑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
|
|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 indieground@indieground.kr 서울시 중구 명동8길 27, 엠플라자 5층 02-757-0999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