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간단한 자기소개와 극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소소아트시네마’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장승미’ 입니다. ‘소소아트시네마’는 올해 5월 26일 개관을 하였고, 현재 4개월 정도 운영했어요. 새로 오픈한 공간이고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유일한 극장으로서 지역 친화적인 극장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예술 영화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소소아트시네마’가 되고자 합니다.
Q3.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소소아트시네마’까지 오랜 세월동안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계신데, 세월의 흐름에 따라 프로그래머로서 고민의 지점들도 계속 변화되셨을 것 같아요. 제가 ‘대전아트시네마’에 처음 들어갔던 2011년만 하더라도 1만 명 이상이 동원되는 독립영화들이 계속 있었어요. 그리고 그때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영화를 선택하고 어떤 주제로 기획전을 준비할지 주로 프로그램 측면에서 고민했던 것 같아요. 최근 고민은 아마 모든 극장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일 것 같은데, 아직은 ‘코로나’라는 키워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 후유증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어떤 영화를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극장이라는 공간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이제는 프로그램 측면과 운영적인 측면 두 가지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역 사람들과 영화를 넘어 문화라는 큰 줄기 안에서 어떠한 프로그램과 운영 방식으로 함께 이 공간을 꾸려 나갈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배가 찢어질 정도의 큰 웃음보다 슬며시 퍼지는 미소가 좋다. 박장대소의 웃음은 그 존재를 부각하며 자각할 수밖에 없지만 미소는 엄마의 눈가에 조금씩 번지는 마스카라처럼 입가에 조용히, 나도 모르게 퍼져간다. ‘소소아트시네마’는 그런 미소가 더 잘 어울리는 영화관이었다. ‘소소’의 의미를 여쭤봤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난다. 나에게 ‘소소’는 작은(小:소) 미소(笑:소)로 다가온다. 화려하진 않아도 관객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 녹아든 이 극장에서 최소한의 근육만을 사용해 입꼬리를 올려본다.
유지영 | 2022 | Fiction | 155min 15sec | Color | 12세이상 관람가 | 2023. 11. 15 개봉
*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유지영의 <나의 피투성이 연인>(2023)의 연인 재이(한해인)와 건우(이한주)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자기 욕망의 선연한 민낯과 처절한 밑바닥을 똑바로 응시해야 하는 순간과 마주한 것이다. 소포모어 징크스도 가뿐히 넘어선 재능 있는 소설가 재이는 내친김에 다음 작품 준비로 시선을 옮기려 한다. 그런 재이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건우는 보습학원 영어 강사로 건실하게 제 자리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를 완전히 틀어쥐고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일이 벌어졌으니, 그 사건은 바로 계획에도 없던 임신이다. 특히 두 사람 가운데 재이에게 있어서 임신은 예기치 않은 사고 정도가 아니라 거의 치명적이고 파국적인 재앙과도 같다. 지금껏 엄마 되기를 경험한 적 없기에 응당 불안하고 걱정되는 게 아니겠느냐는 단순하고 안일한 접근은 일찌감치 접어야 마땅하다. 재이는 그야말로 필사적이니까. 아이를 거부하고, 밀쳐내고, 거의 전사가 돼 아이로부터 자신을 구하려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재이는 작가 유재이가 아니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듯이 글 쓰는 자아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글쓰기는 그녀에게 생계의 수단이나 삶의 한 방편이 아니라 그 자신의 생명, 혼, 실존과도 같은 차원의 문제이며 그녀가 유일하게 되고자 하는 상태다.
이러한 재이의 삶에 임신은 이질적이고 불순한 난입자, 교란자, 혐오의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 순탄하게 이어져 오던 재이 삶의 관성을 훼방 놓는 방해 물질이 느닷없이 배에 착상한 것이다. 자신보다 앞서 이 길을 걸었을 수많은 여성 작가들이 임신 이후 글 쓰는 일을 포기해야 했다는 전례를 더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이는 본능적으로, 즉각적으로 임신을, 임신한 자신을 거부한다. 임신이라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재이는 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살겠다며 히스테리적 면모와 광기 어린 집착을 강하게 드러낸다. 결코 삶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집념, 이 싸움에서 질 수 없다는 결기와 오기로 똘똘 뭉친 한 인간의 사나운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 전문 보기
충북 청주 봉명동에는 ‘봉명주공’이 있다. 1980년대에 지어진 1세대 주공아파트다. 삼정맨션이라는 이름으로 거주민들이 입주할 때만 해도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로 가득했을 단지이지만, 지금은 재개발로 인해 떠나가는 이들만이 남았다. 떠나면 필연적으로 달라질 텐데, 계절마다 바뀌는 나무의 색과 놀이터 시소에 앉아있는 새들, 골목을 유유히 거니는 고양이들은 여전히 그대로다. 떠나는 와중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들 때문에 마음은 괜스레 쓸쓸하다. <봉명주공>에는 사라질 것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주공아파트 ‘봉명주공’과 그 단지에 사는 사람들, 동물들, 그리고 식물들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로, 김기성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다.
글쓴이_안민정(관객기자단 인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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